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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와 노란 대기띠가 보이는 토성의 사실적인 예술 일러스트로 실제 허블 관측 사진은 아님

토성이 갑자기 10각형 행성이 되었다면 어떨까요? 2026년 9월 발표된 허블 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를 처음 접하면 그런 상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발견은 행성의 외형이 아니라 남극 부근 구름 사이에 나타난 거대한 10각형의 대기 파동입니다. 둥근 행성이 바람으로 기하학적 무늬를 만든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운 수수께끼입니다.

토성 북극에 거대한 육각형이 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졌습니다. 반면 남쪽에서는 이와 비슷한 안정적인 다각형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무려 열 개의 변을 지닌 데카곤(decagon)이 확인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변이 네 개 더 많기 때문이 아닙니다. 새 파동이 점차 뚜렷해지는 과정을 관찰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10각형은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요?

토성에는 지구처럼 발을 딛고 서 있을 수 있는 단단한 지표면이 없습니다. 우리가 사진에서 보는 줄무늬는 서로 다른 속도로 흐르는 기체와 구름이 만든 대기 구조입니다. 이 가운데 좁고 강한 바람의 흐름을 제트기류라고 부릅니다. 제트기류가 행성의 둘레를 따라 곧고 부드럽게 원을 그리면 둥근 띠가 보이겠지만, 그 경로가 규칙적으로 굽이치면 각진 다각형처럼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확인된 파동은 남극점인 남위 90도에 놓인 것이 아니라 남위 약 63도 부근의 제트기류에 자리합니다. 따라서 남극 한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열렸다거나 대기가 딱딱한 10각형 벽으로 둘러싸였다는 해석은 틀립니다. 마치 흐르는 강물에 열 개의 굴곡이 반복되는 것처럼, 바람의 경로와 구름의 명암이 커다란 형태를 드러낸 것입니다.

토성 남극 10각형 파동의 10개 변, 남위 약 63도, 2023년 관측 흔적과 북극 육각형 및 남극 10각형을 비교하는 한국어 과학 인포그래픽

왜 하필 열 개의 굴곡이 생겼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은 제트기류 내부의 불안정한 움직임, 주변에서 불어오는 바람과의 속도 차이, 가까운 고기압성 소용돌이의 영향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연구에서 실시한 수치 모의실험은 이런 과정이 다각형의 대기 파동을 일으킬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에서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실제 토성에서 바로 그 과정이 일어났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남쪽 파동의 동쪽 이동 속도는 초속 약 2.5미터이고, 남위 60.5도 부근을 지나는 제트기류의 속도는 초속 약 116미터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두 수치가 같은 것을 가리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전자는 10각형 무늬 자체가 이동하는 속도이며, 후자는 대기를 이루는 바람의 흐름에 관한 값입니다. 느리게 움직이는 무늬 속으로 훨씬 빠른 기류가 통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허블은 어떻게 카시니가 보지 못한 무늬를 찾았을까요?

발견의 실마리는 2024년의 지상 관측 사진에서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여러 관측자가 공유한 토성 사진을 연구진이 살펴보다 남쪽 구름 띠의 이상한 굴곡을 확인한 것입니다. 2025년의 지상 관측에서는 그 흔적이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이후 오래된 허블 사진을 다시 조사한 결과, 2023년 촬영 자료에서도 희미한 직선 변과 굴곡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2025년 8월 29일 촬영한 허블 영상에서는 열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구조를 비교적 분명하게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계의 공식 발표는 2026년 9월 2일에 나왔습니다. 따라서 2023년은 현재 자료에서 확인한 가장 이른 흔적, 2025년은 중요한 관측 시점, 2026년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해로 구별해야 합니다.

소용돌이와 복잡한 줄무늬 구름이 펼쳐진 토성 대기를 묘사한 과학 일러스트이며 실제 허블 촬영 사진은 아님

카시니 탐사선은 2004년부터 2017년까지 토성을 돌며 대기를 상세히 조사했지만, 남쪽에서 오랫동안 유지되는 이 같은 10각형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2017년 직후에 새 무늬가 태어났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토성의 계절 변화에 따라 지구에서 남쪽 극지방을 볼 수 있는 각도가 달라집니다. 관측에 불리한 기간에 이미 파동이 생겼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허블이 촬영한 서로 다른 파장의 영상도 중요합니다. 빛의 파장에 따라 상대적으로 다른 고도의 구름과 연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파장을 바꾸었을 때 10각형의 겉보기 위치가 약간 달라지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무늬가 어느 한 구름층 표면에 칠해진 자국이 아니라, 높이가 다른 여러 대기층에 걸친 구조일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공식 관측 이미지의 중심에 보이는 X 표시와 점선 원은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일부 사진에서 그 기호는 허블이 촬영하지 못해 자료가 비어 있는 영역을 뜻합니다. 토성 표면의 정체불명 물체나 실제 검은 구멍을 가리키는 표시가 아닙니다. 관측 영상에 붙은 설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북극 육각형과 남극 10각형은 무엇이 다를까요?

북극의 육각형은 1980년대 초 보이저 탐사선의 사진에서 알려졌으며 이후 카시니가 정밀하게 관측했습니다. NASA에 따르면 북극 육각형 제트기류는 가로로 약 3만 킬로미터 규모입니다. 수십 년의 관측에도 전체적인 육각형 모양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토성 대기의 오래된 수수께끼로 불립니다.

새로 발견된 남쪽 무늬는 열 개의 변을 지니며, 북쪽과는 위도와 세부 흐름, 현재까지 확인된 관측 기간이 서로 다릅니다. 북극 육각형의 길이와 풍속을 남극 10각형의 수치인 것처럼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남극에서 무늬가 최근 선명해졌다는 사실을 곧바로 크기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바꾸어 말할 수도 없습니다. 관측 각도와 구름 명암의 변화가 함께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하학적인 대기 무늬는 공상과학 영화에만 등장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구의 실험실에서 회전하는 유체를 이용해 여러 개의 꼭짓점을 가진 파동을 재현한 연구도 있습니다. 다만 그 사실이 남극 10각형의 정확한 발생 원인을 모두 풀어주지는 않습니다. 실제 토성의 바람과 온도, 주변 소용돌이의 움직임을 오랫동안 관측해야 가능한 설명을 하나씩 가려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연구진은 열 개의 꼭짓점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모양이 변하는지, 주변 폭풍과 어떤 관계를 보이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다른 파장으로 촬영한 자료를 비교하면 높이에 따른 파동 구조도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래 지속되는 북극 육각형과 변화하는 남극 10각형을 함께 연구하는 일은 거대 가스 행성의 날씨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단서를 제공합니다.

결론

토성 남극의 거대한 10각형은 행성이 각져졌다는 뉴스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람의 움직임이 구름 속에 열 개의 굴곡으로 드러났다는 발견입니다. 2023년 자료에서 초기 흔적이 확인됐고, 2025년에는 더 분명하게 관측됐으며, 2026년 과학 논문과 NASA·ESA 발표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왜 지금 이 파동이 나타났고 앞으로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허블의 다음 사진이 중요합니다.

“ 핵심 정리

허블이 발견한 토성 남극의 10각형은 거대한 제트기류에 나타난 대기 파동입니다. 북극의 육각형과 달리 최근 점점 뚜렷해지고 있으며, 정확한 발생 원인은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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