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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얼음이 덮인 지구와 육상 빙하가 녹은 가상 지구를 나란히 보여 주는 우주 시점의 비교 이미지

책상 위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해안선을 모두 다시 그려야 한다면 어떨까요? 남극과 그린란드의 거대한 얼음, 산악지대의 빙하까지 육지에 있는 얼음이 전부 녹아 바다로 흘러든다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 극단적인 가정에서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이 약 70m, 즉 230피트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 이것은 가까운 미래에 실제로 그만큼 상승한다는 예보가 아니라, 육지의 얼음이 품고 있는 물의 규모를 보여 주는 가상 실험입니다.

대륙이 통째로 사라지는 모습보다는 해안을 따라 펼쳐진 낮은 평야가 큰 영향을 받는 지구를 떠올리는 편이 정확합니다. 평소에는 지도의 가느다란 경계선에 불과했던 해안에 항구와 농경지, 주거지가 밀집해 있다는 점이 이 질문을 더욱 현실적으로 만듭니다. 달라지는 것은 단순한 색깔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온 공간의 경계이기 때문입니다.

빙하가 녹을 때 바닷물이 높아지는 진짜 이유

먼저 얼음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이 해수면을 높이지는 않습니다. 북극 바다에 떠다니는 해빙은 이미 자기 무게만큼 바닷물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얼음이 물컵에 떠 있을 때와 비슷합니다. 이런 해빙이 녹는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바다 높이가 크게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육지에 쌓여 있던 빙하와 빙상은 바다 밖에 보관된 물과 같습니다. 그것이 녹아 흘러들면 바다에 새로운 물이 추가됩니다.

현재와 모든 육상 빙하가 녹은 가상의 지구를 한국어로 비교하며 평균 해수면 약 70m 상승과 해빙과 육상 빙하의 차이를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가장 큰 저장고는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상입니다. 빙상이란 오랜 세월 쌓인 눈이 두꺼운 얼음 덩어리로 변해 넓은 육지를 덮는 것을 말합니다. NASA에 따르면 그린란드 빙상만 모두 녹아 바다에 유입돼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약 7m 높아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남극과 세계 여러 산악 빙하까지 고려하면 USGS가 제시하는 약 70m라는 극단적 규모가 나옵니다.

그러나 70m는 한 해에, 또는 몇십 년 동안 일어날 변화량이 아닙니다. 실제 바다 높이는 빙하 융해뿐 아니라 따뜻해진 바닷물이 팽창하는 현상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얼음만 없앤 미래 지구의 해안선을 한 장의 그림에서 정밀하게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 글에 실린 비교 이미지는 큰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개략도입니다.

70m 높아진 바다는 세계 지도를 어떻게 바꿀까?

세계 지도를 다시 그린다면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낮고 넓은 해안 평야입니다. 미국의 플로리다 남부처럼 고도가 낮은 지역, 북해와 맞닿은 네덜란드 일대, 방글라데시의 큰 삼각주 지역은 침수에 특히 취약한 지형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도시가 정확히 어디까지 잠긴다는 뜻이 아니라,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지형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강이 바다로 들어가는 곳에 만들어진 삼각주는 비옥한 퇴적물 덕분에 농경지와 인구가 모이기 좋은 장소입니다. 하지만 완만하고 낮은 지형이기 때문에 물 높이가 바뀌면 넓은 지역이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해안이 안쪽으로 물러서고, 하구가 커지고, 원래 하나의 평지였던 공간이 섬이나 만으로 바뀌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서양을 중심으로 해안 저지대가 바다에 잠긴 가상 미래 지구를 위성 시점으로 표현한 일러스트

그렇다면 대륙의 대부분이 바다가 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히말라야, 안데스, 알프스와 같은 높은 산악지대는 이 극단적인 가정에서도 해수면보다 훨씬 높은 곳에 남아 있습니다. 세계 지도에서 커다란 대륙의 중심부가 사라지는 것보다 연안을 따라 복잡한 형태의 새로운 경계선이 나타나는 모습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반전이 있습니다.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이 70m 오른다고 해서 모든 바닷가에서 똑같이 70m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거대한 빙상이 질량을 잃으면 주변 바닷물을 끌어당기던 중력도 달라지고, 땅의 높이와 지구의 회전, 해류도 변합니다. NASA는 이런 지역별 해수면 변화 무늬를 지문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실제 지역 지도를 계산할 때는 이런 차이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단순한 높이별 색칠 지도는 정확한 침수 예측이 아닙니다.

실제 관측과 가상 시나리오는 어떻게 다를까?

그렇다면 지금 바다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도 가정일까요? 아닙니다. 현재의 해수면 상승은 위성으로 측정됩니다. NASA는 여러 세대의 위성 고도계 관측을 통해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이 상승하는 장기적인 경향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육지 얼음에서 바다로 들어오는 물과 바닷물의 열팽창이 주된 원인입니다. 다만 현재 관측되는 상승량과 모든 육상 빙하가 사라졌을 때의 약 70m는 전혀 다른 시간 규모를 다루는 숫자입니다.

NASA의 GRACE 및 GRACE Follow-On 위성은 지구 중력장의 미세한 변화를 관측해 남극과 그린란드 얼음의 질량 변화도 추정합니다. 이는 미래를 상상해서 그린 그림과 구별되는 실제 관측 근거입니다. 관측된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기후 조건, 해류, 얼음 흐름을 고려한 수치 모델로 연구합니다.

남극에서는 얼음 아래의 바다를 직접 살펴보는 일도 중요합니다. 육지의 얼음이 바다 위로 흘러나가 형성한 빙붕은 뒤쪽 빙하의 이동을 억제하는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해수가 빙붕 아래를 녹이면 육지 얼음의 흐름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국내 극지연구소도 남극 연안과 빙하 아래에서 관측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해수면 상승 예측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설명했습니다.

빙상이 완전히 녹는 데 걸리는 시간은 온난화 정도와 얼음의 반응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한 날짜로 정할 수 없습니다. 수세기에서 수천 년, 그보다 긴 시간까지 생각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걱정할 일이 먼 미래에만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해수면이 훨씬 적게 상승하더라도 만조, 폭풍 해일, 침수와 배수 문제는 이미 낮은 해안 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론

결국 질문의 답은 분명합니다. 지구의 모든 육상 빙하가 녹는 극단적 가정에서는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이 약 70m 상승하고, 세계 지도에서 해안 평야와 삼각주, 섬의 모양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지구 전체의 평균이며 지역별 변화가 동일하지 않습니다. 이 글의 미래 지구 그림 역시 정밀한 침수 지도가 아니라 변화의 규모를 전달하는 과학적 상상도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70m라는 극단적인 숫자를 오늘의 예측으로 오해하지 않는 일입니다. 현재의 위성 관측은 이미 진행되는 해수면 변화를 보여 줍니다. 우리가 지금 살펴야 할 것은 완전히 얼음이 사라진 먼 미래의 지도뿐 아니라, 조금씩 움직이는 오늘의 해안선이기도 합니다.

“ 핵심 정리

육지의 빙하와 빙상이 모두 녹으면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약 70m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 가상 시나리오이며, 실제 지역별 해안선 변화는 지형과 중력, 지반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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