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성 북극에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육각형 구름 무늬가 있고, 최근 남극에서는 열 개의 변을 가진 십각형 파동이 확인됐습니다. 두 구조는 고체로 된 도형이나 벽이 아닙니다. 빠르게 흐르는 토성 대기의 제트기류가 크게 굽이치면서 나타나는 기하학적 무늬이며, 각각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와 얼마나 유지될지는 동일하게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남극 십각형은 카시니 탐사선 시절부터 알려진 현상이 아닙니다. 2026년 9월 발표된 연구에서 허블 우주망원경과 지상 관측으로 새롭게 확인한 구조입니다. 강물이 빠르게 흘러도 물결의 무늬는 거의 제자리에 머무를 수 있듯이, 제트기류의 속도와 대기 파동의 이동 속도는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토성의 제트기류는 어떻게 다각형을 만들까요?
토성은 구름 아래에 지형처럼 대기를 잡아주는 단단한 표면이 없는 거대 가스 행성입니다. 하지만 빠르게 자전하고, 위도별로 동서 방향의 강한 제트기류가 흐릅니다. 극지방을 에워싼 제트기류에 교란이 생기면 바람길은 매끈한 원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굽어진 선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굽이침이 일정한 형태를 띠면 육각형이나 십각형처럼 보입니다.
원의 둘레에서 여섯 번 반복되는 굴곡은 여섯 모서리처럼, 열 번 반복되는 굴곡은 열 모서리처럼 나타납니다. 다만 이 설명은 모양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려줄 뿐, 왜 하필 여섯 번 또는 열 번의 굴곡이 선택되는지 확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제트기류 속도, 위도에 따른 바람의 변화, 대기 층의 특성, 주변 소용돌이와의 상호작용이 모두 중요합니다. 실험과 수치 모형이 다각형 흐름을 재현하더라도 실제 토성의 원인이 그대로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북극 육각형은 북위 약 78도에 자리하며 중앙의 극 소용돌이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1980~1981년 보이저 관측으로 알려졌고, 카시니 탐사선이 자세히 촬영했습니다. 카시니 자료에서 이 무늬는 가로 약 3만 km에 걸쳐 있으며, 무늬를 이루는 제트기류를 따라 구름이 빠르게 흘렀습니다. 바람은 빠르게 이동해도 육각형 전체 모양은 토성 자전 기준에서 거의 제자리처럼 유지될 수 있습니다.
남극의 새 십각형은 남위 약 58~63도 부근의 제트기류에 형성돼 있습니다. 여기에서 ‘십각형 폭풍’이라고 말할 때는 열 개의 고체 덩어리나 중앙 소용돌이 자체의 정확한 외곽선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제트기류에 나타난 반복적인 파동 구조를 가리킵니다.
허블은 남극 십각형에서 무엇을 관측했을까요?
남극 십각형의 발견에는 지상 천체 관측과 허블 우주망원경 자료가 함께 사용됐습니다. 2023~2024년 사진에는 물결치는 남극 구름띠의 희미한 흔적이 남아 있었고, 2025년 관측에서는 십각형 윤곽이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지구 대기의 흐림 효과를 피할 수 있는 허블 관측은 무늬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데 중요했습니다. NASA와 ESA는 2026년 9월 2일 이 결과를 발표했으며, 연구는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남위 약 60.5도의 제트기류 최고 속도는 약 116m/s입니다. 하지만 십각형 무늬 자체는 토성의 System III 전파 자전 기준에 대해 동쪽으로 약 2.5m/s 이동합니다. 파동 모서리의 경도도 평균 약 32일의 주기로 앞뒤로 흔들리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바람이 빠르다는 사실과 무늬가 천천히 이동한다는 사실은 모순이 아닙니다. 열 개의 개별 폭풍이 같은 속도로 질주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허블은 여러 파장의 빛으로 남극을 관측했습니다. 서로 다른 파장은 대기의 서로 다른 높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십각형과 관련된 흔적이 여러 층에서 관측됐습니다. 따라서 가장 위쪽 구름에만 생긴 얇은 선보다 수직으로 뻗은 대기 구조에 가깝다고 해석됩니다. 다만 그 깊이 전체와 수십 년 뒤에도 유지될지는 아직 확정할 수 없습니다.
2004~2017년 카시니 탐사에서는 남극의 강력한 소용돌이가 관측됐지만, 북극 육각형에 대응하는 뚜렷하고 오래 유지된 다각형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18년에는 북극 육각형과 연관된 성층권 상층 구조도 보고됐습니다. 이와 달리 당시 남극에서는 북극과 같은 육각형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을 카시니가 이미 보았던 십각형이라고 소개하면 부정확합니다. 남극 관측에 공백이 있었으므로 십각형이 처음 형성된 정확한 날짜도 알 수 없습니다.
왜 북극과 남극의 모서리 수가 다를까요?
현재 가장 유력한 큰 틀의 설명은 빠른 제트기류와 행성 규모 대기 파동의 상호작용입니다. 토성처럼 자전하는 행성에서는 로스비파라는 종류의 파동이 제트기류의 흐름을 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바람 자체는 빠르게 흘러도 파동의 윤곽은 느리게 이동할 수 있으므로, 제트기류 116m/s와 십각형 파동 2.5m/s라는 수치가 함께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남극 십각형을 처음 만든 계기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2026년 연구진은 얕은물 수치 모형으로 두 가지 가능성을 시험했습니다. 제트기류의 가장 강한 영역에 주기적인 교란이 생겼을 수 있고, 제트기류 바로 북쪽에 있던 어두운 고기압성 소용돌이가 파동을 유도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모형이 제시한 가설이지 실제 형성 순간을 직접 촬영한 관측 사실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북극은 육각형이고 남극은 십각형일까요? 두 파동은 서로 다른 위도에서 나타났고 주변의 바람과 소용돌이 배치도 다르며, 관측된 지속 기간 역시 다릅니다. 이런 조건이 어떤 파동이 성장하고 살아남는지를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측정값 하나만 입력하면 북극에 반드시 여섯 모서리, 남극에 반드시 열 모서리가 생긴다고 입증된 법칙은 없습니다.
이제 연구자들은 남극 십각형이 더욱 선명해질지, 약해질지, 파동 속도가 변할지 또는 사라질지를 계속 확인할 수 있습니다. 40년 넘게 관측돼 온 북극 육각형과 달리 남극 무늬는 최근 자료에서 뚜렷해졌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허블 관측과 지상 망원경 자료, 과거 영상의 재분석은 거대 가스 행성의 난류 속에서 질서 있는 모양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결론
토성 북극 육각형과 남극 십각형은 거대한 대기 제트기류가 파동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북극 육각형은 수십 년 동안 관측됐고, 남극 십각형은 최근 허블과 지상 관측으로 존재가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남극 파동의 정확한 발생 원인과 앞으로의 수명은 아직 연구 대상입니다.
이 글에 함께 실린 이미지는 실제 탐사선 촬영본이 아니라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제작한 창작·과학 설명 이미지입니다. 관측 사실과 수치는 아래의 NASA·ESA 자료 및 논문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관련 자료
- NASA Hubble Mission Team, “NASA’s Hubble Tracks New Decagon Encircling Saturn’s South Pole” (2026)
- Sánchez-Lavega et al., “A decagon wave around Saturn’s south pole,” Science Advances (2026)
- NASA, “NASA’s Cassini Spacecraft Obtains Best Views of Saturn Hexagon” (2013)
- NASA, “Saturn’s Famous Hexagon May Tower Above the Clouds” (2018)
- ESA, “Hubble tracks new decagon encircling Saturn’s south pole”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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