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의 거대한 분화구 가장자리는 밝지만 바닥은 깊은 그림자에 잠긴 과학적 재현 이미지

달의 남극과 북극에는 태양빛이 분화구 바닥까지 한 번도 직접 닿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이런 영구 음영 지역에는 일반적인 달의 먼지와 암석뿐 아니라 실제로 확인된 물얼음과 다양한 휘발성 물질의 흔적이 존재합니다. 다만 분화구 전체가 두꺼운 얼음으로 채워져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얼음의 위치와 양, 지하에 묻힌 깊이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이 이 지역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얼음을 얻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극도로 낮은 온도가 오래된 물질을 보존해 달과 태양계의 역사에 관한 단서를 남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달의 분화구는 어떻게 영원히 어두울 수 있을까요?

달의 극지방에서는 태양이 하늘 높이 떠오르지 않고 지평선 부근을 따라 움직입니다. 달의 자전축 기울기가 작기 때문에 일부 깊은 분화구는 계절이 바뀌어도 햇빛이 바닥에 닿지 않습니다. 가장자리의 높은 지형이 햇빛을 막아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곳은 단순히 밤이 오래 이어지는 곳이 아니라, 태양의 직사광선을 받지 않는 지역입니다.

바로 옆 능선은 햇볕을 받고 있어도 분화구 바닥은 계속 어두울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온도도 극적으로 달라집니다. NASA 달 정찰 궤도선(LRO)에 탑재된 Diviner 관측 장비는 일부 극지 저온 지역에서 약 25K, 섭씨 영하 248도에 해당하는 온도를 측정했습니다. 그처럼 추운 곳에 도착한 물 분자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갇힐 수 있습니다.

햇빛이 비치는 달 극지 분화구의 거친 가장자리와 그 아래 어둠에 잠긴 암석 지형을 표현한 과학적 재현 이미지

이 이미지들은 특정 분화구를 촬영한 실제 탐사 사진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재현 이미지입니다. 또한 빛이 없다는 것은 관측이 불가능하다는 뜻도 아닙니다. NASA의 ShadowCam은 주변 암석과 지형에서 반사된 약한 빛을 활용해 그늘을 촬영하고, 다른 장비들은 열복사·자외선·적외선 신호 등을 조사합니다. 그렇더라도 어두운 지형의 사진 한 장만으로 지하 얼음의 양을 알 수는 없습니다.

이런 영구 음영 지역은 모든 달 분화구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주로 극지에 분포합니다. 적도 부근에서는 태양이 더 높이 떠서 분화구 안쪽을 비추기 때문입니다.

실제 조사에서 발견된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달의 표토, 즉 암석 조각과 충돌로 생긴 미세한 먼지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그 속에 섞인 물얼음이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얼음이 넓게 펼쳐진 스케이트장이나 호수처럼 보인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드문드문 존재하는 결정이나 성에 같은 형태일 수도 있고, 마른 표토 아래에 묻혀 있을 수도 있습니다.

2009년 10월 NASA의 LCROSS 임무는 달 남극 부근 카베우스(Cabeus) 분화구에 로켓 상단부를 충돌시켰습니다. 충돌로 튀어 오른 물질이 햇빛을 받는 높이까지 올라오자 뒤따르던 탐사선이 그 성분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물의 존재를 확인했고, 달 극지의 화학적 환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다른 휘발성 성분도 조사했습니다.

2018년에는 인도의 찬드라얀 1호에 실린 NASA의 Moon Mineralogy Mapper 자료를 분석해 극지 일부 지역에서 고체 물얼음의 독특한 적외선 흡수 신호를 확인했습니다. 이는 강력한 직접 관측 증거지만, 모든 영구 음영 분화구에 풍부한 얼음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관측된 분포 자체가 불균일했습니다.

달의 회색 표토와 암석, 작고 밝은 얼음처럼 보이는 부분을 함께 묘사한 과학적 재현 이미지로 실제 채취 시료는 아님

LCROSS 결과와 극저온 지역 연구에서는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등 여러 휘발성 물질도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나타납니다. 다만 특정 분자 신호를 측정하는 것, 그 분자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존재할 온도를 계산하는 것, 실제로 캐낼 수 있는 광상을 발견하는 것은 서로 다른 단계입니다. 얼음과 다른 물질의 생성 기원 역시 하나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혜성이나 소행성의 충돌, 태양풍 수소와 달 광물의 반응, 달 내부에서 나온 기체 등이 가능성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얼음은 얼마나 많으며, 미래 탐사에 이용할 수 있을까요?

2024년 NASA 연구진은 LRO 관측 자료를 다시 분석해 물얼음이 달 남극 바로 주변의 큰 분화구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남위 약 77도 부근까지 이어지는 영구 음영 지역에서도 얼음 존재와 일치하는 신호를 확인했으며, 특히 75K 미만의 차가운 부분과 특정 극 방향 사면 가까이에서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가 분화구에 저장된 얼음 전체의 부피를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닙니다. 궤도 관측의 해상도에는 한계가 있고, 표면이 건조해 보여도 아래에 얼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 지점에서 얼음 신호가 나타나더라도 몇 미터 떨어진 곳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양과 깊이를 확인하려면 착륙선이나 로버가 직접 이동하며 분석하고 시료를 채취해야 합니다.

물얼음은 미래 달 탐사에서 매력적인 자원입니다. 물을 마시거나 각종 생존·작업에 이용할 수 있고, 전기분해 같은 처리를 거치면 산소와 수소를 얻어 호흡과 추진제 생산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론적 활용 가능성과 실제 채굴의 경제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극저온, 고르지 않은 지형, 날카로운 먼지, 통신과 전력 공급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적 가치도 있습니다. 오래 보존된 물질은 혜성과 소행성이 운반한 성분, 충돌에 따른 표토 교란, 달 표면에서 일어난 화학반응의 흔적을 담고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얼음이 어느 시대에 쌓였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미래 탐사는 자원을 조사하면서 동시에 원래의 지질학적 기록을 보존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됩니다.

분화구가 어둡다는 사실만으로 동굴이나 생명체가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현재 확실한 발견은 차갑고 암석이 많은 환경과 일부 장소에서 확인된 물얼음이며, 남은 핵심 질문은 그 얼음의 양과 분포, 형성 시기입니다.

결론

햇빛이 닿지 않는 달 극지 분화구 안에는 먼지와 암석, 그리고 일부 지역에서 관측으로 확인된 물얼음이 있습니다. 다른 휘발성 물질도 함께 연구되고 있습니다. LCROSS와 궤도 관측은 이 지역이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태양계의 물질을 저장한 저온 함정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활용 가능한 얼음의 양과 지하 깊이는 앞으로의 직접 탐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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